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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실무

가격 깎아달라는 전화, 어떻게 대응했냐고요? - 상황별 실제 멘트

by realtor_jay 2026. 5. 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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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테랑 공인중개사에게도 부동산 계약에서 가격 깎아달라는 내용의 전화를 받는 것이 가장 힘든 경우일 것입니다. 솔직히 말씀드리면, 이 전화가 제일 힘듭니다매물 문의도 아니고, 계약 진행도 아니고. 딱 하나만 원하는 전화. "조금만 더 깎아줄 수 있나요?" 처음엔 저도 어떻게 대응해야 할지 몰랐습니다. 너무 단호하게 자르면 손님이 끊기고, 너무 유연하게 대응하면 임대인한테 신뢰를 잃고. 몇 년 치 전화를 돌아보면서 제가 느낀 걸 한번 정리해 봤습니다.

부동산 계약 이미지
부동산 계약

네고 요청 — "조금 조정 안 되나요?"

이 질문, 언제인가 정말 하루에도 몇 번씩 옵니다.

제가 처음에 자주 했던 실수가 있어요. "임대인분께 한번 여쭤볼게요"라고 바로 받아치는 것. 그러면 손님 입장에선 ', 여지가 있구나'로 받아들입니다. 기대를 세워놓고 나중에 "안 된다"라고 하면 오히려 더 실망이 커요. 그리고 임대인은 왜 임차인 입장에서 일을 진행하느냐고 서운해하기도 합니다.

 

지금은 이렇게 씁니다.

"이 조건 자체가 이미 임대인분이 많이 고민하고 내놓으신 숫자예요. 제가 억지로 여쭤보면 오히려 임대인분이 불편하실 수 있어서요. 다만 계약 진행 의사가 확실하시다면, 그 상황에서 한 번 말씀은 드려볼 수 있어요."

 

핵심은 두 가지예요.

'여지를 완전히 닫지 않는다', 그리고 '의사결정의 공을 상대방에게 넘긴다'.

 

비교 질문 — "옆 건물은 더 싸던데요"

이게 솔직히 제일 답하기 곤란합니다.

비교 대상이 진짜 경쟁 매물인지, 아니면 조건이 다른 매물인지 일단 파악이 먼저예요. 면적이 다르거나, 주차가 없거나, 층이 다르거나. 겉으로 보이는 임대료만 비교하면 거의 대부분 다른 조건이 숨어 있습니다.

 

제가 실제로 쓴 멘트예요.

"어느 건물 말씀하시는 건지 여쭤봐도 될까요? 강남 쪽 매물은 제가 직접 다 다녀봐서요. 혹시 주차 조건이나 관리비 별도 여부도 확인해 보셨나요? 임대료만 보면 비슷해 보여도 실제 조건이 다른 경우가 많거든요."

이렇게 하면 두 가지 중 하나가 됩니다. 손님이 정확히 비교하고 온 경우라면 이야기를 더 들어봐야 하는 거고, 막연하게 "더 싸던데"였다면 이 질문 하나로 대화가 자연스럽게 정리돼요.

 

 컴플레인 전화 — "이 가격이면 너무 비싼 거 아니에요?"

이건 네고 요청이 아닙니다. 조금 다릅니다.

이미 감정이 섞여 있는 경우예요. 내가 이 매물을 선택하는 게 잘하는 건지 불안한 거거든요. 가격에 화가 난 게 아니라 결정이 무서운 겁니다이럴 때 가격 이야기를 계속 하면 역효과예요.

 

"비싸다는 느낌, 저도 이해해요. 근데 제가 이 동네 매물을 지난 몇 년째 보고 다니는데, 이 조건에서 이 임대료면 솔직히 요즘 시세에서 평균 이하예요. 층 하나 올라가거나 전면 아니면 금액이 다시 붙거든요. 제가 근거 없이 드리는 말씀이 아닙니다."

 

감정에는 감정이 아니라 데이터로 대응하는 게 낫습니다. 그리고 "저도 이해해요" 한 마디가 생각보다 효과가 큽니다.

 

실제로 효과 없었던 말들

"임대인분이 워낙 확고하셔서요."

- 이거, 저도 많이 썼는데 역효과입니다. 손님 입장에선 '그럼 나한테 왜 소개한 거야'로 들려요.

"지금 다른 분도 보고 계세요."

- 진짜일 때도 있지만, 이 말이 가격 협상 맥락에서 나오면 압박용으로 들립니다. 신뢰가 떨어져요.

"이 조건이면 진짜 좋은 거예요."

- 공인중개사가 이 말 하면 아무도 안 믿습니다. 그냥 안 쓰는 게 낫습니다.

 

제가 요즘 가장 많이 쓰는 마무리 멘트

전화가 마무리될 때, 결론이 어떻게 되든 간에 이걸로 끝냅니다"계약 전에 궁금한 부분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세요. 저는 압박 드리는 스타일 아닙니다. 충분히 비교해 보시고 결정하세요." 이게 역설적으로 신뢰를 만들더라고요. 사지 말라는 말이 결국 더 믿음을 주는 경우가 많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