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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동산실무

계약 전날, 저는 이 세 가지를 반드시 확인합니다. - 서류 준비, 임대인 의사, 임차인 최종 결정

by realtor_jay 2026. 5.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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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에서 상업용 부동산을 중개하다 보면, 계약이 가장 위험한 순간은 계약 당일이 아닙니다. 전날 저녁입니다. 아직 서로 얼굴을 마주하지 않은 그 시간에, 생각보다 많은 것들이 흔들립니다. 그래서 저는 내일 있을 계약에 대비하여 서류 준비, 임대인과 임차인이 의사에 대하여 다시 한번 복기를 하며 계약서 내용을 꼼꼼히 살핍니다. 특히 특약 부분의 내용은 다시 한번 챙기게 됩니다. 그런데 계약 전날 저도 한 번 크게 당했습니다. 초보 중개사 시절 이야기입니다.

임장활동 중 광화문 사거리 앞에서

계약서에 VAT 언급이 없었습니다. - 그게 문제였습니다.

임대료를 협의하고, 조건을 조율하고, 계약서까지 작성해서 양쪽에 전달했습니다. 저는 당연히 월세는 VAT 별도라고 생각하고 있었습니다. 상업용 부동산에서는 그게 기본 아닌가, 싶었거든요. 그런데 계약 전날 저녁, 예비 임차인에게서 전화가 왔습니다. "원장님, 이 월세 VAT 포함이죠?"

순간 저도 모르게 되물었습니다. 왜 그렇게 생각하시냐고. VAT 별도가 당연한 거 아니냐고.

상대방 답변은 이랬습니다.

"계약서 어디에도 VAT 별도라는 말이 없어서요. 그래서 포함인 줄 알았어요."

잠깐 멍했습니다. 가만히 생각해보니 틀린 말이 아니었습니다. 계약서에 VAT에 대한 언급이 단 한 줄도 없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명시되지 않은 조건을 자기에게 유리하게 해석한 것뿐이었고, 그 해석이 가능했던 건 제가 빠뜨렸기 때문이었습니다.

솔직히 말하면 처음엔 억울했습니다. VAT 별도가 상식 아닌가, 싶었으니까요. 근데 계속 생각할수록 아니더라고요. 상식이라고 해서 계약서에 안 써도 되는 건 아닙니다. 특히 초보 중개사가 작성한 계약서라면 더욱이요.

결국 그 임차인은 계약에서 빠졌습니다. 나중에 돌이켜 보면 그분은 이미 더 가성비 있는 매물을 찾아두신 상태였던 것 같습니다. VAT 문제는 명분이었고, 계약에서 빠져나가는 출구로 활용하신 거죠. 막바지에 그냥 "안 할게요"라고 하기 민망하셨던 모양입니다.

어떻게 보면 저한테 체면을 챙겨주신 셈이었는데, 당시엔 그게 더 씁쓸했습니다.

그날 이후, 저는 계약서에 VAT를 반드시 씁니다.

지금은 계약서 조건란에 월세를 적을 때 반드시 한 줄을 추가합니다. 월 임대료 000 만 원 (VAT 별도 / 혹은 VAT 포함)

한 줄입니다. 딱 그것만. 근데 이 한 줄이 없어서 계약이 깨진 적이 있습니다.

계약서는 "우리가 구두로 합의한 내용"이 아니라 "종이에 쓰인 내용"으로 효력이 생깁니다. 당연하다고 생각하는 것, 말 안 해도 알겠지 싶은 것들. 그게 분쟁의 씨앗이 됩니다.

임차인의 마음은 계약 직전까지 바뀝니다.

이게 두 번째 확인 항목입니다. 임차인의 최종 결정. 사실 앞서 말씀드린 VAT 사례도, 핵심은 VAT가 아니었습니다. 임차인이 마음을 바꾼 게 핵심이었습니다. VAT는 그분이 나갈 이유를 찾은 것뿐이었어요.

상업용 부동산 계약은 금액이 큽니다. 보증금 몇 천, 월세 몇 백은 기본이고, 권리금까지 있으면 수억이 오가는 결정입니다. 그 결정을 앞두고 마음이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있을까요.

저는 지금도 계약 전날 임차인에게 간단히 연락을 드립니다. 확인서 같은 게 아닙니다. 그냥 "내일 0시에 뵙겠습니다. 혹시 확인하실 내용 있으시면 말씀해 주세요" 정도의 문자입니다.

이게 전부인데, 효과가 있습니다. 임차인 입장에서는 "중개사가 계속 신경 쓰고 있구나"라는 느낌을 받고, 저는 그 답변 톤에서 상대방의 온도를 읽습니다. 답장이 늦거나 짧거나, 뭔가 평소와 다르면 다음 날 당일 대응을 준비합니다.

막판 변심은 막을 수 없습니다. 하지만 감지는 할 수 있습니다.

임대인 의사도 당연히 고정된 것이 아닙니다.

세 번째는 임대인입니다.

임차인보다 덜 흔들릴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임대인도 계약 직전에 마음이 바뀌는 경우가 있습니다. 가족 중 누군가가 말렸다든지, 갑자기 다른 임차인 후보가 생겼다든지, 아니면 단순히 조건을 한 번 더 올려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든지.

저는 계약 전날, 임대인에게도 한 번 연락합니다. 내일 일정과 서명 서류를 다시 한번 안내하는 형식으로요. 그 과정에서 혹시라도 "그런데 한 가지 더..."라는 말이 나오면 당일 전에 정리할 수 있습니다.

당일 테이블에서 나오는 돌발 변수는 수습이 어렵습니다. 전날에 나오면 그나마 조율 여지가 있습니다.

결국 계약을 지키는 건 서류가 아니라 확인입니다.

서류는 완벽하게 준비됩니다. 그건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됩니다. 근데 사람의 마음은 계속 확인해야 합니다.

세 가지입니다.

계약서에 모호한 표현이 없는가. 임차인의 마음이 여전히 유효한가. 임대인 의사가 흔들리지 않았는가.

저는 이걸 초보 시절 한 번 크게 틀리고 나서야 알았습니다. 그 경험이 없었다면 지금도 "당연히 되겠지"라고 생각하면서 계약 당일 아침에 놀랐을 겁니다.

계약은 당일이 아니라 전날 밤에 지켜집니다. 저는 그렇게 믿고 있습니다.